마블이 작고한 명예 회장의 댕댕이를 대하는 태도
지난 2019년 4월 개봉해서 '아바타'를 제치고 전 세계 역대 흥행 수익 역대 1위 자리를 차지했던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수많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각종 레퍼런스와 이스터에그가 가득한, 그야말로 MCU 10년을 총망라하는 작품이었는데요.
최근 레딧 유저가 찾아낸 정보에 따르면, '어벤져스: 엔드게임' 속에는 지난 2018년 11월 28일 95세의 나이로 세상을 뜬 마블 명예회장 고 스탠 리 카메오 출연 이외에도 또 다른 스탠 리 추모 장면이 담겨 있었다고 합니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을 보신 분들은 이미 확인하신 사항이지만, '어벤져스: 엔드게임' 중반부에서 마치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서처럼 특정 지역을 관객에게 알려주기 위해 지역명을 영어로 표기해 주는데, 1970년대의 뉴저지를 배경으로 '420-LR0'이라는 뉴저지 번호판을 단 흰색 자동차가 보이고, 이어 조수석에서 손가락으로 V자를 선보이는 선글라스를 낀 여성과 함께 운전대를 잡고 질주하는 남자가 보입니다.
이 장면은 마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의 도입부에서 에고 역의 커트 러셀이 스타로드의 어머니 메레디스 퀼과 함께 드라이브를 즐기며 질주하던 장면을 떠올리기도 하는데요. 여기서 특유의 항공 선글라스와 콧수염을 기른 이 인물, 누가 봐도 스탠 리의 카메오가 확실히 드러납니다. 곧이어 등장하는 군인 기지를 배경으로 스탠 리는 "전쟁 말고 사랑을 해 (Make love, not war)"라는 당시 시대적 배경에 어울리는 히피적인 대사를 외치는 연기를 선보입니다.
근데, 이 장면 말고 '어벤져스: 엔드게임' 속에는 마블이 작고한 명예 회장을 추모한 장면이 또 있었다고 합니다. 바로 앤트맨 역의 스콧 랭이 양자 영역을 빠져나와 마주치게 되었던 타노스의 스냅에 사라져버린 희생자 추모비 장면입니다.
스콧 랭은 '앤트맨과 와스프' 마지막 쿠키 영상 장면에서 양자 영역에 들어갔다가 타노스의 스냅이 일어나는 바람에 빼내줄 사람이 없어 양자 영역에 갇혀 버렸고, 이후 '어벤져스: 엔드게임'에서 갇혀버린 양자 영역 밴의 전선을 쥐가 갉아먹으면서 우연찮게 다시 돌아오게 되었는데요.
하지만 다시 돌아온 세계는 이미 스콧 랭이 양자 영역에 갇히고 나서 5년이 흘러버린 세계였고, 스콧 랭은 타노스의 스냅으로 사라져버린 희생자들의 이름이 적혀 있는 추모비 속에서 자신의 이름을 발견하게 되는데요.
마블이 작고한 명예 회장 스탠 리를 추모하는 장면은 바로 이 장면입니다. 스콧 랭(Scott Lang)이라는 이름 바로 밑에 적혀 있는 '샬롯 리(Charlotte Lee)'라는 이름은 바로 작고한 마블 명예 회장 스탠 리가 생전에 아끼던 댕댕이의 이름입니다.
마블 명예 회장 고 스탠 리의 화이트 포메리안 종 강아지 샬롯 리는 지난 2018년 3월 한때 유명세를 탄 적이 있습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힐 자택에서 실종된 샬롯 리를 찾기 위해 스탠 리와 동네 곳곳에 전단지를 붙이고 SNS에도 댕댕이 실종 소식을 전했는데요.
하지만 사나흘이 지나도 실종된 샬롯 리에 대한 소식이 들려오지 않자 허탈함에 빠져 있던 스탠 리에게, 무려 미국 프로 풋볼 명예의 전당 헌액자인 짐 브라운이 샬롯 리를 데리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집니다.
스탠 리의 집에서 3, 4km 이상 떨어진 짐 브라운의 마당에서 샬롯 리가 발견된 이유는 여전히 불분명하지만, 실종되었다가 며칠 후 극적으로 다시 아빠 품으로 돌아간 댕댕이 샬롯 리와 고 스탠 리를 기억하기 위해 마블은 '어벤져스: 엔드게임' 속에 이런 깜찍한 장면을 삽입했던 것입니다.
"회장님, 걱정 마세요. 타노스의 스냅에 사라진 댕댕이, 우리 어벤져스가 다시 찾아드리겠습니다!" 이런 뜻인가요. 역시나 마블다운 센스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