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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드라마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촬영장에서 없애버렸다는 뜻밖의 물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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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작품을 봐도 짐작이 가듯, 완벽주의적인 성격의 상당히 비범한 인물입니다. 무모하다 싶을 정도로 실제 촬영을 고집해서, 2005년 '배트맨 비긴즈'에서는 고담의 빈민가를 재현하기 위해 거대한 항공기 격납고를 개조해 세트를 만들었는데, 그 규모가 얼마나 어마어마했는지 세트장을 방문한 워너브라더스의 한 제작자가 길을 잃기도 했다고 합니다. 

 

 


'다크 나이트'의 명장면 촬영 역시 CG로 간편하게 이뤄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고담 시 종합병원이 폭파되는 장면은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영국의 한 건물을 구매해서 건물이 순서대로 무너지도록 사전에 건물을 절단한 다음 각층 바닥과 기둥에 폭발물을 설치해서 촬영했다고 합니다. 30초가량의 이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3주간의 준비과정을 거쳤다고 하죠. 

 

30초 분량을 위해 3주간의 준비 과정을 거친 '다크나이트' 고담 병원 폭파 장면

또한 '다크 나이트'의 명장면 중의 하나인 트럭 전복 장면 역시 시카고의 월스트리트라 불리는 라 살가 은행 지구 도로 한복판에서 12m에 달하는 대형 트레일러 트럭을 끝에서 끝까지 완전히 뒤집었던 실제 촬영 장면이라고 합니다.

 

 


트럭 하부에 피스톤을 설치해서 트럭이 달리다가 피스톤이 작동을 하면 피스톤이 땅을 치면서 동시에 트럭이 전복이 되도록 한 것인데요. 크리스토퍼 놀란은 이 장면을 위해, 6주간에 걸쳐 치밀한 설계와 계산을 거듭한 후, 공터에서 실제 테스트를 거쳐, 18개의 바퀴가 달린 대형 트레일러 트럭을 시카고 도심 한복판에서 성공적으로 뒤집었다고 합니다. 

 

'다크 나이트' 트럭 전복 장면

아울러 2012년 작 '다크 나이트 라이즈'의 메인 빌런 베인이 등장하는 에어플레인 하이재킹 공중 낙하 장면은 누구나 당연히 컴퓨터 그래픽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상은 실제 터보 드롭 비행기 동체를 하늘에서 떨어뜨려버린 것이었으며, 2014년작 '인터스텔라' 때는 컴퓨터 그래픽이 싫다며 30만 평이 넘는 밭에 옥수수를 6개월에 걸쳐 경작해서 세트장을 완성시켰고, 모래 폭풍 장면은 특수 골판지를 갈아서 만든 무독성 물질을 대형 선풍기로 날리는 실제 촬영을 고집했습니다.

 

 

 

'덩케르크' 때도 장난 아니었죠. 공중전을 표현하기 위해서 제작진은 3대의 스핏파이어 전투기를 확보해서 배우들을 직접 조종석에 앉혀 클로즈업해서 아이맥스 카메라로 촬영을 했고, 함선 역시 실제 덩케르크 철수 작전에 참여했던 민간 선박 중 20척가량을 촬영에 투입했으며, 의상팀은 수천 명의 엑스트라와 출연진들에게 입힐 군복을 위해, 모직 소재를 직접 짜서 군복을 만들고 감독의 요구에 따라 보풀을 깎아냈으며, 옷감을 더 얇게 만들기 위해 의상 한 점 한 점을 물에 적신 후에 토치로 벗겨낸 후 바랜 느낌을 더했다고 합니다.

 

CG가 싫다며 '인터스텔라'에서 30만 평이 넘는 옥수수밭을 직접 만든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실생활에서의 비범함도 무시 못합니다. 놀란 감독은 이메일 계정이 없어서 조수가 중요한 이메일은 인쇄를 해서 읽어준다고 하며, 무슨 일은 하든지, 어떤 약속을 하든지 시간 약속을 어기는 일이 절대 없으며, 주말에 절대로 일을 하지 법이 없는 '주말 무노동'의 원칙을 고수하는 3무의 남자라고 합니다.

고 스티브 잡스처럼 크리스토퍼 놀란도 매일 똑같은 옷을 입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살짝 해진 느낌의 카라가 달린 하늘색 드레스 셔츠 위에 감색 재킷을 입는 식이며, 뜨거운 홍차를 너무나 좋아해서 홍차를 담은 텀블러를 늘상 가지고 다니며 마시는데, 그 정도가 얼마나 심했는지 놀란 감독의 치아는 밤 껍질 안처럼 색이 변했을 정도라고 합니다. 크리스토퍼 놀란의 비서의 가장 중요한 자질 중 하나는 바로 맛있는 홍차를 제조할 수 있어야 한다고도 합니다. 

 

 


아울러 크리스토퍼 놀란은 영화를 만들기 전에 아버지의 오래된 타자기로 2주 동안 영화에 대한 오리지널 아이디어를 타이핑하는 시간을 갖는다네요. 이 작업은 그냥 강박관념적인 의식이기도 하지만, 실제로 타자기로 적은 아이디어는 파일에 끼워 넣어 촬영장으로 가져가서 영화가 자신의 생각대로 만들어지는지 점검하는 용도로도 활용한다고 합니다.

 

홍차 마니아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이 정도만 해도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비범함은 혀를 내두를 정도지만, 최근 한 배우가 밝힌 바에 따르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영화 촬영장에서 출연 배우들에게 의자를 절대 허락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할리우드 영화 촬영장 사진을 보면 트레이드 마크처럼 놓여 있는 배우들의 이름이 쓰여진 접이식 의자, 바로 그 의자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촬영장에는 없다고 합니다. 

 


최근 미국 영화 매체 버라이어티와의 인터뷰에서 앤 해서웨이가 밝힌 바가 그렇습니다. 앤 해서웨이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과 '다크 나이트 라이즈'와 '인터스텔라' 두 편의 영화를 촬영했는데, 두 작품 모두 영화 촬영 중에 의자에 앉는 것은 물론, 촬영장에 의자 자체를 놓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영화 촬영장에는 없다는 접이식 의자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영화 촬영장에서 의자를 허락하지 않는 이유는 배우가 의자에 앉아 있으면, 피곤한 다른 스태프들도 앉고 싶어하며 일을 하지 않으려 든다는 것이 이유이고, 앤 해서웨이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이와 같은 방침은, 정해진 시간과 정해진 제작비로 최고의 작품을 만들어내기 위한 완벽주의 성향의 일부라고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영화팬들은 좀 달랐습니다. 앤 해서웨이의 이와 같은 발언에 SNS에서는 악덕 사장이라며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을 비난하는 말들이 많았습니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크리스토퍼 놀란은 어린 시절 누가 창문으로 의자를 던져 창문이 깨져 놀랐던 경험이 있어 그러니 이해해라"는 글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을 조롱했고, 트위터에는 '다크나이트', '테넷' 촬영장에서 의자가 없어 회의실과 트레일러 입구에 앉아서 쉬는 크리스찬 베일과 로버트 패틴슨의 사진을 올라오기도 했으며, 각종 패러디가 난무했습니다.

 

'테넷' 촬영장에서 로버트 패틴슨 (오른쪽 아래 )

영화 촬영장에서 의자를 없애버린 것과 함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휴대폰 사용도 금지라고 합니다. 통화 말고 문자 정도는 대화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겠지만, 그게 바로 멀티 태스킹의 환상이며, 휴대폰이 업무에 도움이 되는 것보다는, 휴대폰에 방해를 받지 않는 상태에서 업무에 집중하는 정도가 훨씬 커진다는 게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념이라고 합니다. 

한편,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인 '테넷'은 코로나19의 여파로 전 세계 극장가가 꽁꽁 얼어붙어 대작 영화들이 줄줄이 개봉을 연기한 가운데서도 2020년 7월 17일 기존 개봉 예정일을 그대로 고수해서 개봉한다고 발표가 났지만, 여의치 않았는지 7월 17일에서 31일로 한차례 개봉일을 미뤘다가, 최근 다시 2020년 8월 12일로 또다시 개봉일이 미뤄진 상태입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차기작 '테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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