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불참러'로 정점을 찍은 것 같았고, 예전 양배추 시절과 마찬가지로 어쩌면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는 느낌을 주었던 조세호의 기세가 무섭습니다. 조세호가 '무한도전'의 구원투수가 될지 누가 알았을까요?
광희가 투입되었을 때는 물론이고 양세형이 투입되었을 때보다 파급효과가 현재로서는 더 커 보이는데요. 무도로 리즈 시절 갱신의 발판을 마련한 조세호에 관해 몇 가지 알아볼게요.
1 양배추 조세호
개그맨 조세호는 1982년 8월 9일에 태어났습니다. 올해로 서른일곱 살, 즉 개띠인데요. 개의 해인 올해 무술년을 자신의 해로 만들 채비를 단단히 한 것 같죠?^^ 방송에서 여러 번 얘기했듯이 서울 화곡동 지역에서 자라고 명덕고등학교 졸업 후 예원예술대학교교를 다녔습니다. 키 167센티미터에 현재 80킬로그램이라고 하는데 제 눈에는 그보다는 더 나가 보입니다^^
2001년 스무 살에 SBS 6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했는데요. 이때는 절친 선배 개그맨인 남희석이 지어준 양배추라는 예명으로 활동하며 꽤 인지도를 얻었습니다. 그래서 2011년 무렵 공익근무요원으로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후 본명 조세호로 활동을 재개하죠.
양배추라는 이름의 이미지가 너무 강해서 당시에는 좀 많이 어색했던 것 같아요. 남희석도 본명으로 돌아가는 것을 만류했다고 하죠. 당시에는 구 양배추, 현 조세호라고 자신을 소개했는데, '구양현조'란 말이 그래서 나옵니다. 하지만 지금 돌아보면 '뭣이 중헌디?'가 됐죠? 조세호라는 이름으로 충분히 리즈시절을 구가하고 있으니까요.
2 프로불참러 조세호
양배추로서 어느 정도 인지도를 얻었지만 조세호로 돌아온 조세호는 여기저기 나오기는 하는데, 크게 터진다고 볼 만한 것은 없었죠. 2015년 '세바퀴'에 함께 출연했던 아무말대잔치의 대명사 김흥국이 조세호에게 난데없이 안재욱 결혼식에는 왜 안 왔냐고 묻고 조세호가 모르는데 어떻게 가요,라면 억울해 한 일로 비롯되었는데요.
이것도 일종의 역주행이랄까요? 2016년에 더없이 억울해 하는 짤이 인터넷을 휩쓸면서 가야 할 자리에 경우를 차려 가지 않는 것을 탓하는 일종의 현상이 되었는데요. 조세호가 어디도 안 왔다더라, 저기도 안 왔다더라는 증언이 줄을 이으며 조세호가 억울의 아이콘으로 데뷔 후 최고 전성기를 누리는 데 톡톡한 몫을 합니다.
김흥국에게 은혜를 입었다 할 만한 일이지만, 조세호의 억울 리액션이 기가 막히게 절묘했다고밖에 할 수 없습니다. 조세호는 잘 알려진 금수저 집안 자제이지만, 생각해보면 예능에서는 늘 수난을 겪고 머피의 법칙에 늘 끌려다니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였어서, 그 쌓이고 쌓인 것이 조세호에게 다시 없는 소중한 캐릭터를 만들어준 것이 아닌가 싶어요^^
3 조세호 아버지, 그리고 무한도전
무한도전 취업전쟁 편의 면접관으로 나왔던 조세호의 아버지, 이제는 직업이 너무 유명하시죠? IBM의 전무로 아주 오랫동안 근무했다고 하니 일각의 재벌설이 맞다고 할 정도는 아니어도 상당히 유복한 집안이었다고는 할 수 있겠죠. 조세호가 어렸을 적으로서는 드물게도 영어유치원을 다니기도 했다니까요.
그래서 조세호가 프로불참러로 빵 뜨며 여러 프로를 섭렵하기 전부터 톰 브라운, 지방시, 롤렉스를 휘감고 나오는 게 개그 소재로 활용되기도 했죠. 게다가 소집해제 후 잔뜩 불은 몸에 단추가 터질 듯이 타이트하게 옷을 입고 다녀서 웃음을 주었는데요.
집안이 윤택한 건 맞지만 조세호 본인이 워낙 패션에 관심이 많고 패션 센스가 뛰어나기도 합니다. 금수저라는데 예능에서는 올곧게 수난을 당하고 억울함의 아이콘이 된 것이 아이러니해서 더 큰 웃음을 주는지도 모르겠어요.
사실 프로불참러로 터지고 나서 '해피투게더' 같은 토크쇼의 고정이 되었을 때는 약간 눈치 없다 할 만한 진행방식에 논란 또한 없지 않았죠. 하지만 무한도전에 고정멤버 시험을 통과하고 동장군으로 분장을 하고서 MBC 뉴스 투데이의 일일 기상캐스터로 등장하는 조세호의 신고식은 몇 년 뭔가 계속 허전했던 무도가 다시 영광을 찾을 빛줄기를 보여준 것 같습니다^^
